문화

2014년 6월 14일 오전 07:55

tiger471 2014. 6. 14. 07:56


프랑스 한인들 "유병언 전시 경위 밝혀달라" 프랑스 문화부장관에 공개편지

프랑스에 사는 한인들이 12일(현지시간) 유병언(73) 전 세모그룹 회장의 사진전을 루브르박물관과 베르사이유 궁전에서 개최한 것에 항의하며 오헬리 필리페티 문화부장관 등에게 공개서한을 보냈다.

파리의 한인 커뮤니티 ‘파리꼬빵’은 편지에서 “2년 전부터 프랑스는 한 무명의 사진작가에게 붉은 카펫을 깔아줬다”며 “이는 프랑스 문화기관이 일찍이 보여준 바 없는 놀랍고도 예외적인 사례”라고 지적했다. 이어 ‘아해’라는 예명으로 활동해 온 유 전 회장과 그의 예술사업을 전담해온 아들 혁기씨가 현재 한국의 사법당국으로부터 수배 중이며, 이들이 구원파라는 사이비종교와 어떤 관련성이 있는지 등을 상세히 소개했다.

이들은 “예술계에서 무명이었고, 가족 소유 기업 외에 어떤 세계 경매시장에서도 작품이 판매된 적 없는 아해가 2012년 루브르박물관에 110만 유로, 2013년 베르사이유궁에 500만 유로를 제공했다고 들었다”며 “이는 두 문화기관이 메세나에게 허락해오던 관행을 훌쩍 넘어서는 예외적인 사례”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아해는 그 이후에도 2014년 꼼삐엔느 숲축제와 2015년 파리 필하모니에서 같은 수법으로 후원금을 내고 전시를 사들였다”며 “프랑스 문화계에서 벌어진 이 모든 노골적인 행각이 프랑스를 예술의 가치를 높게 평가하는 나라로 간주해온 한국인들에게는 큰 충격”이라고 말했다.

특히 이들은 아해의 실체가 프랑스에서도 언론 보도 등에 의해 밝혀졌음에도 베르사이유 궁이 여전히 아해를 메세나 명단에 올려놓고 있는 점에 강하게 항의했다. 이들은 “지금도 베르사이유 궁은 아무 일도 없던 것처럼 6월말 공사가 완료되는 ‘물의 극장’ 보스케 공사가 아해의 재정지원으로 이뤄진다는 사실을 버젓이 사이트에서 홍보하고 있다”며 “이런 프랑스 문화기관의 태도가 세상을 향해 던지는 메시지는 ‘중요한 것은 오로지 돈일 뿐이며 예술적 가치 따위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는 것”이라고 일갈했다.

이들은 또 “2015~2016년 프랑스 한국 교류의 해의 프랑스 측 대표인 앙리 루아레뜨가 아해를 프랑스 예술계에 처음 발 딛게 한 장본인이라는 사실이 한국인들을 아연질색하게 한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필리페티 문화부 장관과 루아레뜨 대표, 까뜨린 뻬갸르 베르사이유 궁 대표, 브뤼노 오리 라볼레 숲의 축제 대표에게 “어떤 절차를 통해 아해가 프랑스 문화 공공기관들에 깊숙이 발을 들여놓을 수 있었는지 밝혀달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여러분의 책임 하에 이뤄진 전시들이 어떤 조건 속에서 이뤄졌는지 명확히 밝혀주기를 부탁하고, 언제까지 아해가 불법으로 취득한 검을 돈을 프랑스 정부가 권위 있으나 탐욕에 눈먼 문화기관들을 통해 두 팔 벌여 받아들이실 계획인지도 알려달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