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비리

[박근혜 파면] 파국 자초한 '장외꼼수'…대리인단은 '헌재모독'

tiger471 2017. 3. 10. 15:25

 
재판출석은 거부한 채 언론플레이, 법정서 태극기 퍼포먼스까지 잇단 일탈


권성동 국회 탄핵소추위원장이 위원단과 대화를 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 변호인 측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모습.


10일 헌법재판소의 박근혜 대통령 파면 결정으로 국회 소추위원단은 승리를, 대통령과 대리인단은 쓰디쓴 패배를 맛봤다. 대통령 측이 처참한 성적표를 받은 데는 장외 여론전 등 불성실한 변론, 재판관 인신공격 등 법정모독 행위가 크게 작용했다고 봐야 한다.

헌재의 탄핵심판 첫 변론은 지난 1월3일 열렸지만 9분만에 종결됐다. 심판 피청구인인 박 대통령이 출석을 거부했기 때문. 정작 박 대통령은 이보다 이틀 앞서 청와대 출입기자들과 간담회를 갖고 제기된 모든 의혹을 부인했다. '장외 변론'이나 '장외 언론플레이'를 한 셈이다.

국회 소추위원단은 "탄핵 법정에는 나오지 않은 채, 밖에서 이러쿵저러쿵 얘기하는 것은 헌법재판소 재판부에 대한 예의가 아니고 부적절하다"고 비판했다.

박 대통령은 탄핵심판이 한창 진행 중이던 1월25일에도 한 우익 인터넷매체와 인터뷰를 갖고, 거듭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뿐만 아니라 최순실사태부터 탄핵심판까지의 과정에 대해 "오래 전부터 기획된 것"이라며 음모론마저 제기했다.

결과적으로 2월27일 최종변론에도 불출석한 박 대통령은 철저히 '헌재 밖'에서의 장외 변론만 일삼아 왔다. 이같은 행태는 헌재의 권위를 무시한 것으로 지적받았다.

대리인단도 무더기 증인신청, 선고기일 연기요청 등 비본질적 사안을 고집하면서 시간끌기 지연전으로 일관했다는 비판을 꾸준히 받았다. 또 변론 초부터 "촛불민심은 사실상 대한민국에 대한 선전포고"라는 색깔론을 제기하거나, 태극기를 두르고 출두하면서 친박세력을 선동하는 등 신성한 법정을 정치투쟁장으로 몰아갔다.



탄핵심판 대통령측 대리인단 김평우 변호사가 7일 오후 서울 태평로 프레스센터에서 ‘박영수 특검 및 검찰 특수본의 범법행위 및 인권침해 조사위원회 출범식’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압권은 대한변호사협회 회장 출신의 김평우 변호사의 헌재 모독이다. 김 변호사는 변론 도중 헌재소장 대행에게 "헌법재판관이나 하고 있느냐", 주심 재판관에게 "국회 측 수석대리인"이라는 막말을 쏟아냈다. 친박집회에도 꾸준히 참석하면서 "8인 재판관은 재판권 없는 재판부", "8인의 '불임 재판소'" 등 언행을 일삼았다.

박 대통령 측의 그간 행보는 '재판부 도외시'나 '사법부 모독', '변론 및 승소 자신감 부족'으로 인식되기 충분했다는 지적이다. 법조계의 한 인사는 "대통령 측 언행이 재판관들의 심증 형성에 부정적 영향을 끼쳤을 것 같다"며 "특히 재판부를 상대로 싸움을 벌인 행위는, 패소가 우려되니 선고 불복의 빌미나 만들어보겠다는 의도로도 의심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