짜장면 탄생의 비밀… 임오군란 덕분이라고?
▲ 짜장면…임선아 글·탁영호 그림
어린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음식은 무얼까. 피자·햄버거·파스타·치킨 등 다양한 음식이 나왔지만,
아직도 짜장면을 빼놓긴 힘들다. 달짝지근한 춘장의 맛과 부드러운 면발은 어린이는 물론 한강에서
데이트하는 연인, 당구장에서 노는 친구들, 이삿짐을 나르다 땀을 훔치는 인부들까지 사로잡는다.
국수의 발흥지는 중국이다. 중국에선 4000년 전부터 국수를 만들어 먹었다는 증거가 발견됐다.
중국의 국수는 한국, 미얀마, 태국, 몽골, 러시아, 이탈리아까지 전해졌다. 실크로드를 누들로드라고
하는 이유다.
하지만 한반도의 기후는 국수의 주재료인 밀이 자라기 적합하지 않았다. 그래서 밀가루는 대부분
중국에서 수입해야 했고, 국수는 왕이나 귀족들이 먹는 귀한 음식이라는 생각이 굳어졌다. 서민들은
잔치 때나 국수를 먹을 수 있었다. 요즘에도 결혼식을 ‘국수 먹는 날’이라고 표현하곤 하는데, 이는
국수가 귀한 음식이었던 과거에서 기원한다.
짜장면의 원조인 자지앙미엔은 중국 산둥 지방의 음식이었다. 자지앙미엔이 한반도에 들어온 배경에는
조선의 혼란한 근대사가 깔려 있다. 1882년 임오군란을 해결하겠다는 핑계로 청나라 군대가 제물포로
들어왔고, 이때 한반도에서 가장 가까운 산둥 반도 사람들도 일자리를 찾아 함께 배를 탔다. 당시 산둥
지방은 가뭄과 홍수가 번갈아 일어나 살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자지앙미엔이 곧바로 한국인의 입맛을
사로잡은 것은 아니다. 한국전쟁 이후 한국과 중국의 국교가 단절되자, 한국에 살던 중국 화교들은
고향으로 돌아갈 길이 사라졌다. 화교들은 한국에서 살아남기 위해 너도나도 중국 식당을 열었고,
자지앙미엔의 느끼한 맛을 줄여 한국인의 입맛에 맞췄다. 그 이름도 부르기 좋게 ‘짜장면’이 됐다.
짜장면이 인기를 얻은 데에는 몇 가지 계기가 더 있었다. 농민들은 주한 미군에 납품하기 위해 양파를 대거
심었는데 수요를 제대로 예측하지 못해 양파가 많이 남았다. 음식점 주인들은 값이 싸진 양파를 사들였고,
이전까지 무말랭이나 감자를 넣던 짜장면에는 단맛과 향긋한 냄새를 강하게 하는 양파가 들어갔다. 쌀이
모자라고 미국에서 들여온 밀가루가 남아돌자 정부는 쌀을 먹지 못하게 하는 ‘무미일’을 정하기에 이르렀다.
무미일은 1969~1977년 계속됐다. 이때 짜장면 같은 밀가루 음식이 대중적으로 확산됐다. <짜장면>은 짜장면의
유래와 발달사를 통해 한국의 음식문화, 넓게는 역사, 정치, 경제의 변동까지 살필 수 있게 한다. 쉽게 시켜먹는
짜장면에 담긴 많은 이야기들을 재미있게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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