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 문화

2015년 6월 28일 오전 06:59

tiger471 2015. 6. 28. 07:05

 황금레시피 vs 백종원 레시피

[한국의 가정식 레시피에는 두 가지 바이블이 있다. 바로 KBS [생생정보통] 황금레시피와, MBC [마이 리틀 텔레비전]과 tvN [집밥 백선생]에서의 백종원 레시피다. [생생정보통]은 유명한 식당을 찾아다니며 그 집의 비법을 황금레시피라는 이름으로 정리하는데, 이제는 황금레시피라는 말 자체가 하나의 고유명사가 되어 검색창에 요리 이름을 치면 가장 먼저 ‘ㅇㅇㅇ 황금레시피’라는 자동완성 검색어가 나올 정도다. 백종원은 후속주자지만, 특유의 빠르고 간편한 레시피로 요리 초보들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 유명 식당의 비법을 계량화한 황금레시피, 그리고 식당에서의 비법을 좀 더 쉽게 개량한 백종원의 레시피, 이 두 바이블의 우위를 가릴 수 있을까. 처음 해보는 요리를 검색해보며 둘 중 무엇을 고르면 좋을지 고민할 수많은 요리 초보들을 위해 직접 두 레시피로 음식을 만들고 과정과 맛을 비교해보았다.]



1. 김치볶음밥
레시피
- 황금레시피
① 팬에 기름 3숟가락을 두른 뒤, 잘게 썬 김치 3숟가락(듬뿍)과 2숟가락의 잘게 썬 표고버섯을 1분 동안 센 불로 볶아준다.
② 볶은 김치와 버섯을 30분 정도 두고 숙성한다.
③ 다진 소고기 4숟가락을 물 6숟가락, 간장 1숟가락과 함께 30초간 볶는다.
④ 볶던 소고기에 다진 마늘 1/2 숟가락과 황설탕 1/2 숟가락, 참기름 1/2 숟가락, 후추 약간을 넣고 1분간 볶는다.
⑤ 앞서의 볶은 김치와 버섯, 소고기와 밥 한 공기를 기름 1숟가락을 두른 팬에 볶는다.
⑥ 계란프라이를 올린다. (1인분 기준)

- 백종원 레시피
① 식용유를 두른 팬에 대파 썬 것 듬뿍, 잘게 자른 베이컨을 볶아준다.
② 베이컨이 좀 익었을 때 간장 1숟가락을 넣어 더 볶는다.
③ 잘게 자른 김치(황금레시피와 동일한 양)를 넣어 함께 볶아준다.
④ 최종적으로 밥을 넣어 함께 볶는다.
⑤ 역시 계란프라이를 올린다. (1인분 기준)

난이도
- 황금레시피: 중간 공정이 많은 편인 데다가 각각의 공정이 센 불에서 빠르게 조리하는 것인 만큼 불 조절 능력과 순발력이 필요하다. 다만 어차피 첫 공정인 김치와 버섯볶음을 30여 분 놔둬 숙성해야 하는 만큼 각 공정 사이에 호들갑을 떨거나 바쁘게 움직일 필요는 없다. 각 공정은 빠르게 하되 그 사이 휴지기에는 천천히 재료를 다듬는 여유를 가지자.
- 백종원 레시피: 기본적으로 백종원이 방송에서 소개하는 레시피는 공정을 나누기보다는 하나의 팬 혹은 냄비에 차례차례 재료를 추가하는 단일 공정 방식이라 황금레시피에 비하면 상당히 편한 편이다. 하지만 파와 베이컨이 볶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김치를, 김치가 볶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밥을 넣는 만큼 미리 재료를 바로 투입 가능한 형태로 만들어두지 않으면 낭패를 볼 수 있다. 특히 파를 태우지 않도록 조심할 것.

비주얼
비주얼만 봤을 때 더 먹음직스러워 보이는 건 백종원 볶음밥이다. 파 기름에 베이컨에서 나온 기름까지 더해져 밥과 김치에 윤기가 자르르 흐르고, 색도 좀 더 선명하다. 그에 반해 황금레시피 볶음밥은 김치와 버섯을 함께 볶아 색이 좀 더 탁하고, 여기에 간장에 볶은 소고기의 회색이 더해져 전체적인 채도가 떨어진다.

설거지
- 황금레시피: 김치와 소고기, 그리고 김치와 밥을 각각 따로 볶는 황금레시피 비법은 어쩔 수 없이 상당한 양의 설거지거리를 만들어낸다. 김치를 자를 때 쓴 볼과 위생가위, 김치와 버섯 볶은 것을 담아놓는 그릇 하나, 소고기 볶음을 담아놓는 그릇 하나, 그리고 당연히 최종 김치볶음밥을 담아내는 그릇 하나. 그리고 총 세 번에 나눠 볶고 중간에 소고기를 간장에 볶는 과정 때문에 팬 하나만 사용하는 경우에는 중간중간 팬을 한 번씩 닦아야 한다. 그게 아니라면 팬을 두 개 쓰고 처음에 김치를 볶은 팬에 최종 볶음밥을 볶으면 설거지거리가 하나 줄어든다.
- 백종원 레시피: 앞서 말했듯 백종원의 가정식 레시피는 기본적으로 하나의 공정 안에서 모든 걸 해결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팬 하나와 볶음밥을 담은 그릇 하나, 그리고 볼과 가위만 설거지하면 된다.

맛 비교
무언가를 맛있다고 평가하는 기준이 머릿속에 각인된 스테레오타입의 기억이라면 백종원의 김치볶음밥이 황금레시피보다 맛있을지도 모르겠다. 신 김치의 새콤함과 베이컨의 짭짤함이 직접적으로 혀에 닿는 그의 김치볶음밥은 학교 앞 인기 분식집의 그것을 연상케 한다. 그에 반해 버섯의 풍미가 김치의 신맛을 눌러주는 황금레시피 볶음밥의 맛은 덜 직접적이되 좀 더 깊이 있다. 특히 버섯의 풍미는 백종원 볶음밥에 흐르는 파 기름의 풍미와 정확히 대비되는데, 휘발 성분이 많은 파의 향이 좀 더 코와 입에 자극적이라면, 버섯의 풍미는 입에 넣고 씹으며 서서히 퍼져 맛을 묵직하게 잡아준다. 평소 먹던 바로 그 김치볶음밥의 맛을 극대화해 먹고 싶다면 백종원의 레피시를, 덜 자극적이되 뭔가 건강하게 느껴지는 맛을 느끼고 싶다면 황금레시피를 추천한다.



2. 닭볶음탕
레시피
- 황금레시피
① 고추장 4숟가락, 간장 11숟가락, 고춧가루 2숟가락, 물엿 6숟가락, 다진 마늘 1숟가락, 양파 1/2개 간 것을 섞어 양념장을 만든다.
② 감자 1개, 당근 1/2개, 양파 1/2개를 깍둑썰기 한다. 찬물에 씻은 닭을 5분 정도 물에 삶은 뒤 물을 버린다.
③ 초벌 삶은 닭과 ②의 채소들, ①의 양념장을 물 600㏄에 넣고 끓인다.
④ 20분 정도 끓이다가 파를 넣고 10분 정도 더 끓인다. (한 마리 기준)

- 백종원 레시피
① 물 600㏄에 찬물에 씻은 닭과 설탕 3숟가락을 넣어 끓인다.
② 다진 마늘 1숟가락, 다진 생강 약간을 넣어준다.
③ 감자 1개, 당근 1/2개, 양파 1/2개를 깍둑썰기 한다.
④ ③의 채소를 감자, 당근, 양파의 순서로 넣어준다.
⑤ 간장 1국자로 간을 한다.
⑥ 고춧가루 1국자를 넣어준다.
⑦ 거의 익은 것 같으면 고추 한 개와 대파를 썰어 넣어준다. (한 마리 기준)

난이도
- 황금레시피: 사실 닭볶음탕은 거의 모든 면에서 카레와 매우 흡사한 음식이다. 고기나 채소를 볶지 않아도 된다는 면에서는 카레보다도 쉽다. 결국 약간의 어려움이 있는 건 칼질인데, 카레에 비해 닭볶음탕은 감자든 양파든 크게 써는 게 맛있으니, 감자의 경우 긴 방향으로 4~5등분 정도 슬라이스한 뒤 각 슬라이스를 부채꼴로 4등분하면 크기도 적당하고 써는 것도 어렵지 않다. 보통 닭의 비린내를 제거하기 위해 우유에 담가두는데, 그냥 닭을 초벌 삶을 때 맛술을 약간 뿌려주면 충분하다. 맛술이 없으면 청하도 괜찮다.
- 백종원 레시피: 황금레시피도 그리 어려운 편은 아니지만 백종원의 레시피는 굳이 황금비율을 맞춰가며 양념장을 만들지 않아도 된다는 점에서 한결 쉽다. 닭을 초벌 삶는 과정이 없는 것도 편한데, 이건 재량껏 추가해도 된다. 경험상 닭볶음탕용으로 포장되어 나오는 제품은 씻고 끓일 때 거품을 제거하는 정도로도 충분하다. 다만 절대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설탕을 처음에 넣고 끓이는 것이다. 쉽다고 방심했다가 중간에 설탕을 추가해서는 이 레시피의 최대 장점을 누릴 수 없다.

비주얼
그냥 볼 땐 모르지만 서로 비교해면 황금레시피가 백종원의 그것보다 좀 더 채도가 낮고 약간 검은빛이 돈다. 그래서 더 먹음직스러워 보이는 건, 선명한 붉은색에 기름의 윤기가 조화를 이루는 백종원 닭볶음탕이다. 간장 양의 차이는 거의 없기 때문에 고추장 사용의 유무에서 색의 차이가 나는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이 차이는 맛에서도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설거지
- 황금레시피: 냄비와 채소를 썬 도마, 칼만 씻으면 될 것 같지만, 닭을 씻을 때 담아둘 볼 역시 설거지해야 한다. 닭의 기름기 때문에 대충 물로 헹구고 끝낼 생각은 버리자. 또 양념장을 조합할 밥공기 하나도 추가되며, 닭을 초벌로 삶고 물을 버릴 때 큰 채를 사용하면 편하기 때문에 총 일곱 개의 설거지거리가 생겨난다.
- 백종원 레시피: 초벌 삶는 과정이 빠졌기 때문에 설거지거리가 하나 줄어든다. 하지만 닭을 초벌로 삶는 건 재량껏 넣거나 빼도 되는 만큼 이걸 백종원 레시피의 장점이라 보긴 어렵다. 가장 큰 차이는 역시 양념장을 만드는 밥공기의 유무인데, 앞서도 말했던 백종원 특유의 단일 공정은 요리보다도 설거지에서 더 큰 장점이 된다.

맛 비교
백종원 닭볶음탕을 끓이며 간을 봤을 때 가장 처음 든 생각은 ‘이래서 설탕을 넣는구나’였다. 처음에 넣고 끓인 설탕에 간장의 맛이 더해진 것만으로 그냥 달고 입에 착 붙는다. 간을 볼 때 입에 붙기보다는 뭔가 뜨는 느낌이 들 때 불안 초조해지게 마련인데, 그런 면에서 백종원 레시피는 매우 안정적이며 최종 완성품 역시 충분히 달착지근하고 고추장을 넣지 않아 텁텁함 없이 개운하다. 반면 설탕 대신 물엿과 양파 간 것으로 단맛을 추가한 황금레시피는 단맛이 직접적으로 느껴지지 않는다. 대신 고추장을 넣어 걸쭉해진 국물에 살짝 단맛이 밑에 깔려 밥 비벼 먹어도 좋을 만큼 맛이 짙다. 걸쭉한 만큼 닭고기 표면에 국물이 잘 묻는 것도 장점이다. 맛의 차이도 있지만 무엇보다 국물의 점도에 따라 호불호가 갈릴 확률이 높다.



3. 비빔국수
레시피
- 황금레시피
① 고추장 5숟가락, 고춧가루 5숟가락, 설탕 5숟가락, 물엿 5숟가락, 식초 6숟가락, 다진 마늘 1숟가락을 섞어 양념장을 만든다.
② 사과 반쪽, 파인애플 통조림 두 조각, 통조림 국물 2숟가락, 사이다 5숟가락을 믹서에 넣고 갈아준다.
③ ①과 ②를 더해 최종 양념장을 만든다.
④ 삶은 소면에 양념을 넣어 비빈다. (4인분 기준)

- 백종원 레시피
① 다진 돼지고기(혹은 소고기) 1공기, 다진 양파 1공기, 다진 파 1공기, 간장 1공기, 갈아 만든 배 음료 2캔, 설탕 1공기를 약한 불에 졸인다.
② 10~15분 후 불을 끄고 식힌 뒤 고운 고춧가루 1공기, 굵은 고춧가루 반 공기, 다진 마늘 반 공기를 넣어주고 섞는다.
③ 삶은 소면에 양념장과 참기름 약간을 넣어 비빈다. (70~80인분 기준이며, 실제로는 1/4로 줄여서 만들었다.)

난이도
- 황금레시피: ①번의 양념장을 만드는 것은 어렵지 않지만 과일을 가는 단계가 의외로 어렵다. 과일과 음료의 양이 적기 때문에 3L 이상의 대용량 믹서에 넣고 갈면 잘 갈리지 않고 칼날이 헛돈다. 몇 번을 시도해야 하고, 칼날의 힘에 비해 내용물이 가벼워서 요거트 마냥 뚜껑에 붙는 게 1/4이다.
- 백종원 레시피: 여전히 단일 공정이기 때문에 복잡하진 않다. 하지만 단순히 재료를 섞는 게 아니라 액체를 졸여 소스를 만드는 만큼 시간이 오래 걸린다. 양파와 파를 도마에 놓고 다지는 것도 제법 시간이 걸린다. 전체적으로 어렵진 않지만 제법 귀찮은 과정인데, 가장 귀찮은 건 역시 백종원의 70~80인분 레시피를 원하는 수준으로 줄여서 계산하는 것이다. 정확히 나누긴 어려우며 밥공기 대신 컵이나 종지 등 단일 계량 용기를 사용하는 게 그나마 편하다. 다만 팬에 액체를 끓여 졸이는 레시피인 만큼 3, 4인분 수준으로 아주 적게 요리하기는 어렵다. 그랬다가는 불을 켜고 얼마 되지 않아 졸아들다 못해 타들어가는 양념을 보게 될 것이다.

비주얼
황금레시피는 딱 봐도 팔도비빔면 류의 비빔국수 양념장 느낌이다. 특히 과일 간 것을 양념장에 넣고 섞으면 처음보다 밝은 선홍색이 되는데, 이 산뜻한 느낌이 비빔국수에 기대하는 청량함과 잘 어울린다. 삶은 계란이나 야채와도 잘 어울리는 색이다. 그에 반해 백종원의 양념장은 간장 베이스인 만큼 거무튀튀하다. 그리고 원래 레시피보다 양을 1/4로 줄여서인지 15분 끓였을 때 이미 너무 졸아든 상태였고 여기에 고춧가루까지 넣자 마치 춘장에 가까운 색과 질감으로 굳었다(개인 취향으로 고기를 다른 재료보다 더 넣은 것도 패착이다). 국수에 넣고 비비면 간장 비빔국수에 가까운 색이 나오는데, 선명한 붉은 색만큼 식욕을 돋우진 않는다.

설거지
- 황금레시피: 1차 양념장과 과일 간 것을 담는 공기가 각각 하나씩 나오고, 국수를 삶은 냄비 하나, 국수를 담는 그릇 하나가 나온다. 가장 큰 난적은 역시 믹서인데, 칼날을 분리하고 뚜껑 구석구석까지 닦아내야 하기 때문에 웬만한 냄비 서너 개를 씻는 것만큼 귀찮다. 그리고 설거지는 아니지만 필연적으로 남게 되는 사과 반쪽, 뚜껑을 개봉한 파인애플 통조림을 래핑해서 보관하는 것도 상당히 귀찮은 후속 작업이다.
- 백종원 레시피: 고기와 양파, 파, 설탕, 간장 등을 모두 하나의 공기에 차례로 담아 계량하면 되기 때문에 밥공기는 하나, 팬 하나, 그리고 양파와 파를 다질 때 쓴 도마와 칼을 국수 삶은 냄비와 비빔국수 담은 용기와 함께 세척하면 된다. 상대적으로 설거지는 황금레시피보다 적은 편인데, 다만 설탕이 잔뜩 들어간 양념장을 끓여서 졸인 만큼 팬에 양념이 굳어 붙기 쉬우니 평소보다는 공들여 닦아야 한다.

맛 비교
서로 맛의 차이가 가장 확실한 케이스다. 황금레시피 비빔국수는 팔도비빔면이나 시제품 양념장보다 상당히 맵다. 설탕과 식초 때문에 새콤달콤하긴 하지만, 고춧가루가 많이 들어가서인지 전체적으로는 입에 착 붙기보다는 칼칼하다는 느낌이 강하다. 비주얼을 보고 예상한 맛과는 많이 다른데, 이 특유의 칼칼함이 여타 양념장과는 다른 황금레시피만의 특색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백종원의 양념장은 고기까지 넣고 끓인 소스인 만큼 조금 텁텁하지만 진하고 달착지근해 역시 직관적으로 입에 붙는 맛이 나온다. 사실 이 양념장은 [집밥 백선생]에서 소개한 만능 간장에 고춧가루를 추가한 버전에 가까운데, 비빔국수와도 제법 잘 어울리지만 두부조림을 비롯한 익힌 요리에 더 잘 어울릴 맛이다.



4. 김치찌개
레시피
- 황금레시피
① 물 12컵에 무 1/4 토막, 다시마 1장, 황태머리 1개, 말린 파뿌리 한 줌을 넣고 끓여 육수를 만든다.
② 돼지비계 몇 조각을 팬에 구워 기름을 낸다.
③ 팬에 김치 한 줌과 설탕 1숟가락을 넣고 돼지기름에 볶는다.
④ 냄비에 볶은 김치와 돼지고기 한 줌, 소금 약간과 1의 육수를 넣고 센 불에 끓인다.
⑤ 한 번 끓어오르면 파와 고춧가루를 넣고 중간 불로 끓인다.
⑥ 다 끓으면 불을 끄고 식초 1/2숟가락을 넣어준다. (4인 기준. 원래는 두부가 들어가지만 백종원 레시피와의 좀 더 공정한 비교를 위해 여기서는 뺐다.)

- 백종원 레시피
① 쌀뜨물에 고기 한 줌을 넣고 끓인다.
② 끓이다가 김치 한 줌을 넣는다.
③ 다진 마늘 1숟가락을 넣는다.
④ 새우젓으로 간을 한다.
⑤ 고운 고춧가루와 굵은 고춧가루를 골고루 넣어준다.
⑥ 된장 반 숟가락을 넣어준다.
⑦ 다 끓으면 고추 1개와 파를 썰어 올린다.

난이도
- 황금레시피: 백종원은 돼지고기 김치찌개가 결국 기름 맛이라고 했는데, 같은 맥락에서 김치를 돼지기름에 볶아 기름 맛을 스미게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과정이다. 찌개용으로 산 돼지고기에서 비계를 충분히 잘라내어 팬에 기름칠을 최대한 많이 하는 것이 좋다. 김치를 볶았더니 생각보다 기름이 부족한 것 같으면 돼지비계를 더 넣어 같이 볶아줘도 별 문제없다. 공정이 팬과 냄비로 이뤄지기 때문에 조금 복잡한 편인데 김치를 볶은 뒤에 꼭 바로 넣어야 하는 것은 아니니 두 공정 사이에 여유를 두어도 좋다.
- 백종원 레시피: 팬에 김치를 볶는 과정이 생략되었기 때문에 역시 조금 더 편하다. 육수 대신 쌀뜨물을 쓰는 것도 편하지만, 백종원 스스로 쌀뜨물보단 육수가 좋다고 했기 때문에 육수를 만들어 쓰는 것도 한 방법이다. 꼭 황금레시피대로 하지 않고 다시마와 멸치를 넣는 것으로 충분하다. 백종원은 고추와 파는 마지막에 고명으로 얹는 거라고 강조하는데, 오래 끓으면 고추와 파가 식감을 잃기도 하거니와 고추의 매운맛이 자칫 찌개의 맛을 가릴 수 있다. 탕이나 찌개를 만들 때 습관적으로 청양고추를 하나씩 썰어 넣는 사람들이 많은데, 고추의 직접적인 매운맛이 오히려 혀를 마비시켜 풍미를 죽이는 경우가 많은 만큼 우선 고추를 안 넣는 걸 기본 레시피로 삼고 조금 아쉽다 싶을 때 고명으로 얹어주자.

비주얼
눈으로 보면 별다른 차이를 느낄 수 없다. 굳이 따지면 고춧가루를 고운 것과 굵은 것 두 가지로 넣은 백종원 김치찌개가 좀 더 균일한 붉은색을 내 약간 더 먹음직스럽지만, 이것은 황금레시피에도 얼마든지 응용가능한 팁이다. 두 음식을 가르는 가장 중요한 차이는 김치에 밴 기름기의 차이인데 아무래도 직접 김치를 볶은 황금레시피 쪽의 김치가 좀 더 기름이 배고 윤기가 흘러 더 맛있어 보인다.

설거지
- 황금레시피: 김치를 담고 썬 볼과 김치를 볶은 팬, 냄비, 그리고 국그릇까지 네 개의 설거지가 나온다. 팬의 경우 김치가 기름을 거의 다 흡수해서 팬에 기름이 별로 안 남은 상태가 이상적이다. 맛에서도, 설거지에서도.
- 백종원 레시피: 김치 볶는 과정이 생략되어 팬 설거지는 안 해도 된다. 부가적인 작업은 쌀뜨물 만드는 것이 있는데, 백종원처럼 쌀뜨물을 미리 만들어 두지는 않을 테니 밥을 함께 지으며 쌀뜨물을 만들면 효율적이다. 여기서 밥솥 설거지가 추가되는 듯하지만, 어차피 찌개와 밥을 함께 먹는 건 황금레시피도 동일하다.

맛 비교
두 김치찌개의 가장 큰 차이는 기름 맛을 김치에 배게 하느냐, 육수에 배게 하느냐다. 결과적으로 국물 맛에는 별 차이가 없다. 김치의 식감은 기름에 볶은 황금레시피 쪽이 좀 더 좋다. 방송에서 밝혔듯 백종원도 김치를 먼저 볶는 레시피를 알고 있는데, 고기를 먼저 끓이는 비법은 맛보다는 식당의 공정을 줄이기 위해서가 아닌가 싶다. 사실 김치찌개에서 가장 중요한 건 김치 자체의 맛인데, 설탕으로 신맛과 군내를 잡고, 식초로 신맛을 좀 더 감칠맛 나게 만드는 황금레시피는 김치 자체의 맛이 별로인 경우에 매우 유용해 보인다. 여기에 개인적인 팁을 더하자면, 보통 돼지고기 김치찌개를 끓일 때 맛이 안 나면 인내를 가지고 맛이 우러날 때까지 푹 끓이는데, 여기에 삼겹살 두 세 조각을 넣어주면(보통 김치찌개는 값싼 앞다리 살을 이용한다.) 기름이 확 뽑아져 나오면서 국물에서 금방 깊은 맛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