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소식

2013년 6월 26일 오전 05:29

tiger471 2013. 6. 26. 05:37


브라질 시위 사태에서 한국을 보다

테마가 있는 고품격 뉴스, 세상을 더 크고 여유로운 시선으로 들여다보는 CBS <김현정의 뉴스쇼>

 '기자수첩 시즌2'에서는 정의롭지 못한 것에 대한 날카로운 비판을 담았다.


"브라질에서 정치권의 부정부패를 규탄하는 시위가 계속되고 있다. 대중교통요금 인상이 시위에 불을 붙였으나

요금 인상 철회 후에도 시위는 그치지 않고 있다. 막대한 예산이 드는 월드컵 반대 및 정치권의 부패를 겨냥하며

시위는 확산돼 가는 중이다.

◇ 브라질 국민은 무엇에 분노하는가?

브라질은 지난 10년간 경제성장률이 연평균 3.6%였다가 지난해는 0.9%로 떨어졌다. 신흥경제대국으로 고속성장

한다고 알려진 것 치고는 경제성장률 3.6%가 미흡해 보일 수 있다. 이것은 룰라 정권 시절의 빈곤타파 정책을

살펴봐야 한다.

브라질은 재정을 쏟아 부어 빈곤층 4천만 명을 중산층으로 끌어 올리는데 나름 성공을 거뒀다. 빈곤률이 상당히

개선(34%→22%)됐으니 긍정적으로 평가할 만하다. 그 대신 경제성장률이 기대보다 높지는 않다.

공공지출을 늘리고 최저 임금을 올리면서 물가는 가파르게 올랐다. 이번 시위를 촉발시킨 버스비는 3헤알(약 1570원)

에서 3.2헤알로 약 100원 정도 인상이니 전국 규모의 시위로 번질 만큼은 아니었다. 생활필수품을 비롯한 구조적인

인플레가 문제였다.

필수 식재료인 토마토 가격이 지난 1년 동안 90% 인상됐고 집세는 지난 2008년 이후 120% 상승할 정도였으니

누적된 국민의 불만이 폭발한 것이다.

임금인상도 물가상승의 원인인 건 맞다. 그런데 임금이 오른 건 중산층 이상이라는 것을 주목해야 한다.

저임금 노동자와 임금노동자로 분류되지 못하는 사람들은 임금인상의 혜택을 받지 못했다. 그래서 아직도 가난한 

사람은 많기만 하다.

그런데 중산층은 덩치를 키우면서 자기들의 목소리를 강하게 내기 시작했다. 이제는 정부에 학교 교육과 대중교통 등

각종 허약한 사회 공공인프라도 수준을 갖추도록 요구하고 있다.

그래서 이번 브라질 시위의 주체는 학생과 신흥중산층이다. 더 높은 임금, 공공서비스, 사회인프라 구축을 요구하면서

월드컵과 올림픽에 재정을 쏟아 붓는 걸 불만스러워 하는 것이다.

경제 성장을 위한 새로운 동력도 마련해야 하고 공공 인프라도 개발해야 하는데 돈이 없다. 당장 월드컵 준비에

110억~150억 달러를 쏟아 부어야 한다.

복지 인프라 투자는 미흡하고 세금은 더 내야 할 판국이다. 그래서 이번 시위가 격렬했던 지역을 보면 축구경기장

건설하느라 허덕인 지역들이라고 한다.

거기에 2016년 올림픽도 준비해야 하는데 다른 위기가 들이 닥쳤다.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이 브라질 시장에 쏟아낸 막대한 투자금이 본격적으로 떠나고 있는 것이다. 미국이 양적완화

축소와 조기종료까지 밝히면서 신흥시장으로 들어왔던 돈들은 본국으로 돌아가고 있다.

그리고 중국의 경기가 버티지 못하고 내리막길로 접어들고 있다는 것도 브라질의 악재이다. 브라질의 최대 교역국은

중국이다. 중국은 투자도 막대한 규모로 하고 있다.

중국은 남아메리카에서 미국을 제치고 주도권을 잡기 위해 각 국에 사회주의 정권이 들어설 때 마다 지원과 배려를

아끼지 않았다.

중국이 투자하고 식량, 원자재, 에너지를 수입해주면서 브라질 등 남미 국가들은 세수 증대와 재정 확대를 사회 복지

확대로 전환할 수 있었다. 그리고 이것은 정권 재창출로 이어졌다.

그러나 중국은 브라질 등에 정치적 대가, 군사적 요청, 문화 침탈 등을 들이밀지 않았다. 그야말로 비즈니스 프랜들리였다.

다급해진 미국이 남미 외교전략을 다시 짜느라 허둥대야했다.

그런데 중국 경제의 거품이 꺼지기 시작하면서 중국 경제 성장률이 처지기 시작하고 브라질의 대중국 수출은 급감했다.

이것을 메우려면 미국이 배려를 해줘야 하지만 미국이 대가없이 선뜻 나설 리는 없다.

◇ 브라질에서 한국을 보다

그래도 브라질은 풍부한 자원과 잠재력을 가진 거대 시장이다. 특히 브라질 섬유의류 시장을 개척한 우리 교민들이 있고

우리나라 음식과 과자, 아이스크림, 믹스커피까지 브라질 시장에서 인정받고 있다. 한국에 대한 우호적인 분위기가 짙어

새로운 한류가 뿌리 내릴 곳이다.

브라질의 이번 시위사태를 우리 정치권이 직시해야 한다. 브라질은 새로운 경제대국이 될 거라 기대를 모았지만 빈틈이

있었다. 자원수출에 의존하다보니 설비투자가 상대적으로 미흡했다.

주요 산업에서 미래지향적인 혁신이 필요했지만 이뤄지지 않았다. 성장세가 둔화되고 물가는 오르는데 정부는 일시적인

것이다, 나아질 거다 ... 라고만 했지 구체적인 대책이나 계획을 실천하지 못했다.

우리도 물가가 오르고 실업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경제 성장률은 하락하고 있다. 정권은 애매한 창조경제만을 뒤적일 뿐

구체적인 정책추진은 미흡하다.

대기업의 대외수출에 의존하다보니 내수경기와 국내 제조업도 혁신이 이뤄지지 않는다. 거기에다 권력의 비리 의혹은

끊이지 않고 드러난 권력비리마저 덮으려 한다. 브라질 시위사태는 결코 먼 이야기가 아니다.